성장(省長)이 임명한 검시관은
신고를 받고 네 시간 이내
범죄 현장에 출두해야 한다.
이 의무를 지키지 않거나
자기 책임을 전가하거나
치명적인 상처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혹은 그 상처를 잘못 판정하면,
무능한 관리로 선포되고
2년간 노비로 일해야 한다.
- 송나라 형법전서 송형통 제 4조 [판관의 의무에 관하여] -
이 책은 세계최초의 완성된 법의학 전문서적으로 알려진 <세원집록>을 집필한 '송자'라는
실제인물 송나라 관리(검시관)를 주인공으로 하는 추리소설입니다.
주인공 송자는 성인이 되기도 전에 고향에서 거의 한날 한시에 부모와 형을 잃고
재산도 잃은채 누명을 쓰고 도망자신세가 되어 병든 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린안으로 떠나게 됩니다.
배를 얻어 타고 린안까지 가는 내용과 누명을 썼기 때문에 계속 불안에 떨고
일자리를 얻을수도 없는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이 이전에 배운 지식 으로 사기꾼과 동업을 하게됩니다.
(송자는 어린시절 아버지(회계사)와 함께 린안에서 일할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아버지 상사의 밑에서 의학지식을 습득할 기회가 있었고 그 후 할아버지가 사망하여
아버지와 송자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어린 여동생은 선척적으로 병약하고 환경이 좋지 못해 병사하고
주인공은 중국 내놓라하는 좋은 집안의 수재들이 모이는 관리등용문인 '밍학원'에 교수와의 인연으로
추천받아 입학하게 됩니다...
그 이후 왕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조사에 관여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추리소설이 성격이 짙어지며
마지막 클라이막스와 반전으로 책을 놓을 수 없이 재밌고 집중하게 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몇가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왕권체제로 사람들의 인권이 보장 안되는 세상이다 보니 부패가 판을 치고
평민들은 너무 힘들게 산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부분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현재의 체제를 더 발전시키지
않고 후퇴시키면 다시 그런날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고,
여전히 현재 세계에서 그런 나라들이 존재하고 있으니까 노력하지 않으면
그런 환경에 처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설내내 주인공의 여동생에 대한 사랑이 애틋헸는데 결국 죽음으로 결론나서 그 부분이 안타까웠습니다.
아마 여동생의 죽음이 없었다면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그랬을까요?
소설내내 한번도 행복한적이 없던 주인공이 부정적이고 삐뚫어 지기보다는
본인이 성장할 수 있는 바른 방향으로 계속 삶을 지속할려고 노력했던 것은
유년시절 아버지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소설에서는 시체를 훼손하는 것은 영혼을 죽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여
사체를 부검하는게 발달 할 수 없고 시같은 인문학을 중시 여기던 시대상을 설명하고 있는데
실제로 송자가 법의학 책을 쓸 정도면 그렇치도 않았나 봅니다.
놀라운 건 이책의 저자가 중국이나 동양인이 아닌 스페인 공과대학 교수인 '안토니오 가리도'라는 사실입니다.
지식이 있더라도 어떻게 이렇게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대단하는 생각뿐입니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이 있다고 하는데 추가적으로 읽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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